에도가와 란포의 아동용 모험소설.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 그의 명민한 탐정조수 고바야시 소년! 이번의 모험은 변장의 명수인 괴도 20면상을 붙잡는 것! 가라 고바야시 소년! 탐정 7대 도구를 쓰는 거다! 가라 아케치 코고로! 변장한 후 부하를 마구 발로 짓밟는 거다! 가라 20면상! 더러운 부르주아지들의 허영과 사치를 찢어발겨라!...음. 마지막은 뻥이지만 솔직히 이쪽이 제정신임. 에, 생각해보니 글 쓸 주제가 [캐리비안의 해적]이랑 똑같잖아 -_-; 하지만 방향성은 좀 다릅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 과거를 본다는 것. 그냥 그런 이야기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리뷰에서는 하나의 원형(혹은 상류)가 된 작품을 읽는 것에 대한 재미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했지요. [괴인 20면상]을 읽는 느낌도 비슷했어요. 제가 아는 다양한 소년탐정물/추리물에 나왔던 장면이 이 작품의 반복인 걸 알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괴인 20면상]을 읽는 재미는 뭐랄까. 좀 더 변태적-2010 dcdc의 테마-이랄까요? 가령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보면, 마치 영화에 등장한 서양인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라는 식으로 잘생긴 호남아를 설명하는 문구가 나오는데, 요즘 같으면 절대로 쓰지 않을 문장이죠. 동양인은 못생겼니에서 시작해서 서양인은 백인을 한정한 것이 아니니라든가 뭐 그렇게. 책을 읽는 와중 이런 문장이 나왔을 때 그 배경-시대적이든 사회적이든-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건 고바야시 소년의 모험만큼이나 흥미진진합니다.
사실 당시의 일본의 상황을 생각하면 참 거시기하지요. 온갖 부호들이 등장해서 사치스러운 보물들을 긁어모으고, 그에 탐미적인 취향의 괴도가 등장해 이들을 골탕 먹이고, 주인공은 그 부호들을 위해 괴도를 잡으려하고. 식민지 혹은 노동착취를 통해 얻었을 게 분명한 그런 부의 잉여가 어떻게 발효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 작품이 보여주는 적나라한 욕망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만, 이 치졸한 욕망이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답니다.
덧//
일본은 확실히 참...식민지 시절/전후/버블경제 등 적나라하게 흘러갈 여지가 많아서 좀 좋다능.
그러고보니 동명의 제목을 가진 만화도 있지요? 클램프 작. 클램프답게 이쪽도 이쪽 나름대로 적나라함.
덧2//
공부할 겸 원서로 읽느라 요즘 다른 책을 거의 못 읽었답니다. 270p짜리 소설인데 하루 10p가량 읽었으니 뭐;
덧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