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08일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발칙함이 아쉬운 한국 청소년 SF 단편집.

미래를 열어갈 10대에 바치는 창작 과학소설선. 느닷없이 성적이 오르는 친구들, 아무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 노벨상을 탄 최초의 한국인 과학자 등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8편이 수록되어 있다. 김보영 - 마지막 늑대/ 듀 나 - 가말록의 탈출/ 박성환 -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배명훈 - 엄마의 설명력/ 송경아 - 소용돌이 이지문 - 개인적 동기/ 이 현 - 로스웰 주의보/ 정소연 - 비거스렁이 수록.-다음 책에서 수정
SF는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저의 그네들을 향한 애정은 아마 이들의 발칙함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온갖 관념과 아이러니를 가지고 -그것도 우주적 스케일로-장난 치는 모습은 분명 사랑할 가치가 있습니다. 반할 수 밖에 없지요. 그 어느 장르에서도 어쩜 그리 뻔뻔하게 42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어쨌든 그런 기대감에 부풀어 읽은 것이 이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이지만, 음...아쉽습니다 ㅠ_ㅠ
물론 SF적 상상력의 틀이 제 취향에 고스란히 들어맞아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만. 이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의 단편들은 대부분 상상력의 기발함이나 위트있는 역설보다는 과학적, 환상적 소재 쪽에만 치우쳐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10대를 위한 SF단편집'이라는 멋진 부제가 '발칙함', '젊음'보다는 '건전함', '모범'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해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나 외계와의 만남이라는 테마가 단편집 하나에서 보기엔 꽤 많은 수가 들어가 있는데, 여기서 이 테마가 어떤 변주보다는 한국 청소년들의 꽉 막힌 일상의 근원지-해방구로 작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불만입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는 발랄한 센스의 제목에도 불구하고 '외계인들의 침략음모로, 아이들이 (수능 잘 치게)개조 당한다' 정도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며 정치적으로 올바르려 노력하는 한계가 드러납니다.
그래도 [스마트 D]로 제 하트를 사로잡았던(...) 배명훈 작가님의 [엄마의 설명력]은 음모론과 학문의 자유, 입양아와 같은 자칫 진중해 질 수 있는 주제를 쉬운 구어체와 익숙한 솜씨의 농담, 과학적 뻥으로 편하게 버무려 놓는 솜씨가 참으로 맛깔납니다. [스마트 D]처럼 하나의 충격 정도는 아니더라도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 수작이며 단편 하나로 책 한권 값을 합니다. 앞으로 이런 유쾌한 SF가 한국에서-그리고 또 우리 젊은 청춘을 위한 SF가 더욱 많이 등장하길 빕니다 :)
덧//
에 뭐 이 놈이야말로 매너리즘(+허영, 거품, 망상)으로 가득 찬 녀석이지요(...)
덧2//
투정 잔뜩 부렸지만 역시 SF는 즐겁습니다 ㅠ_ㅠ
# by | 2008/04/08 02:28 | 내가 사랑한 B급-도서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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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군님//또 다시 반갑습니다 ㅠ_ㅠ 저도 SF초보랍니다 히히. 위에 덧글 달아주신 191970님의 http://c191970.egloos.com/1396043 포스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시모프와 필립k딕의 단편들과 더글라스 아담스가 좋더라고요!
SF단편집도 이제 국산이 많아지는 시대가 올까나요? ㅎㅂ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