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식탁] 맛의 공유.

 
 수영 뒤의 아이스크림. 신경 쓰이는 이웃집 남자의 호밀빵. 여자의 마음에 남는 추억은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시큼하게...산뜻한 향기가 퍼지는 주옥같은 푸드 스토리. [수영 클럽의 아이스크림], [호밀 100%의 호밀빵], [호주머니 속의 민트껌], [가족의 몬자야키], [히로야가 씻은 딸기], [종이박스 속의 말린 미역], [에츠코네 엄마의 바질리코 스파게티], [버스 정류장] 등 수록.-책 뒷표지에서.

 벨제뷔트님의 추천으로 마른 지갑에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이 만화를 산 후, 근처 제과점으로 향하며 이 만화를 뜯어 보았습니다. 맛, 맛, 맛. 사실 저랑 참 상관 없는 이야기였지요. 맛집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분들 대부분이 즐겨 찾는 홍대에 다니면서도 아는 맛집이라곤 손에 꼽힐 정도요, 친구들이 홍대에 놀러오면 '여기 어디 음식점이 맛있어?'라고 물어보는 것도 항상 친구들이 아니라 저였을 정도로요.

 제과점에 도착해 후배 선물로 사 줄 케잌을 골라보는데 이럴 수가, 제 지갑에 있는 돈으로는 조각 케잌이나 몇개 살 수 있거나 케잌 아닌 타르트같은 것밖에 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빈손으로 학교에 올라가며 여러 잡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구나, 내가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보았던 적이 이렇게나 오래되었구나. 맛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살아왔구나. 에 뭐 워낙 생일이니 기념일이니 챙기는 것에 질색팔색을 하는 성격때문이기도 하지만, 미식가도 아니지만, 나름 인간관계의 메마름을 새삼 느꼈달까요.

 음식/요리라는 기표가 지칭하는 것은 단순히 식탁 위에 올려진 돼지고기 덩어리가 아닙니다. 그 뒤의 문화의, 사회의, 삶의 진득하게 농축된 엑기스가 바로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르는 요리라 할 수 있겠지요. 하나의 음식은 하나의 추억으로 특별해지고 소중해집니다. [여자의 식탁]은 이렇게 특별한 요리들의 메뉴판이랍니다. 추억과 삶을 공유하는 요리들로 가득한.


덧//
추천해주신 벨제뷔트님 감사합니다 :)

덧2//
누구나 이런 요리가 있겠지요. 아니면 모든 요리에 이렇게 추억이 담겨 있을 수도요. 이 만화를 보고 딱히 떠오르는 요리가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전 인생 좀 맛없게 살았나봅니다(...)

추가덧//
역시 리치몬드가 비싼 거였어!!;; 결국 르방가서 샀습니다. 르방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애 생일인데 OTL

by dcdc | 2008/06/25 14:36 | 내가 사랑한 B급-만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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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모 at 2008/08/21 21:17
^^ 많이 늦지만, 저도 이 책을 보고 '느낌상' 분명 좋은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들어 구입했습니다만, (좋은 이야기와 취향의 이야기는 분명 다르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꽤 성공이랄까요.

-근데 먹는 것이 나오는 만화의 문제답게, 밤에는 읽으면 곤란하다는 점...
Commented by dcdc at 2008/08/22 01:35
그렇죠. 마카롱 먹어보고 싶어서 혼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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