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
김꽃비 절실할 세상.
올 한해 입에 달고 다닌 말은 '그래도 김꽃비가 있다'였습니다. 우디 앨런이 [맨하탄]에서 했던 명대사의 변용으로, 제가 죽어 하늘나라로 가 신을 만났을 때 '야 너 진짜 왜 이명박을 만들었니?'라고 물으면 신이 '새꺄 그래서 김꽃비를 만들었잖아'라고 대답하는 거죠. 그러면 전 이러는 겁니다. '아 맞다! 헤헤 굽신굽신 수고하셨습니다.'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 참 안 좋았던 한 해였고,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에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였고, 사람이 어떤 상태가 되면 자살하게 되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든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죽진 않았습니다. 왜냐. 김꽃비가 있으니까.
내일 촛불집회를 갈 생각에 부러 잠을 자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집 안에 틀어박혀 아무데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많이 힘이 들 것같다라는 제 겁많음에 그렇다면 적어도 체력이라도 보존해두자라는 타협안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끝나고 최대인원이 모일 것이고, 최대인원이 모인만큼 최대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면 추리라기보다는 상식에 가깝겠지요. 입을 거 먹을 거 단단히 준비하고 갈 생각입니다. 겨울에 물대포 맞는다는 생각만해도 꺄아악;
에 뭐 내일이야 그냥 좀 뛰고 맞고 그런다고 쳐도, 내년은 아주 거지같을 것이 뻔히 보입니다. 지금 악법 다 통과되면 블로그에서 입 뻥긋 하는 것도 무서울 테고, 상황 봐서 이글루스 닫고 외국서비스에 살림 새로 차려야하나 이런 고민도 하고 있고, 대통령 똥 싸는 소설을 열 개는 더 써야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어쨌든 내년 아주 거지같을 거다, 이건 예언도 예상도 추리도 아닌 그냥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왜 대통령씨도 내년 거지같을 거라는데, 남들 다 위기다 위기다 할 때는 발뺌하더니 이젠 뭐 숨길 수도 없나 봅니다. 얘가 이제는 이렇게 적나라하게 나오고, 그래도 자기 갈 길 가겠다고 뻔뻔하게 난리 피우고, 내년은 정말이지 아주 거지같을 겁니다.
이제 모두들 내년 어찌할 지 고민할 시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얼만큼 당할까? 얼만큼 빼앗길까? 얼만큼 눈물을 흘리고 분이 넘칠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뭐 이런 류의 고민들. 어떻게 해야할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이야 뭐 강조할 필요도 없겠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년에도 학생신분인지라 운신의 폭은 넓답니다 저는 ㅎㅎ(...) 올해 참 '야 우리 진짜 잘못했구나'라던가 '이거 진짜 아니구나'하는 말들이 많았으니 내년에는 '이제 우짜스까'하는 고민들을 해야 할 때이겠지요. 애꿎은 미야자키 하야오 붙잡고 꼴통보수라며 욕하지 좀 말고.
그래서 넌 어쩔건데, 뭐 이렇게 여쭈신다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김꽃비하겠다. 뭐야 이 명예훼손으로 법정 갈 대답은, 이라고 못볼 것 볼 눈으로 절 보시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어쨌든 제 내년 목표는 김꽃비하는 겁니다. 자살을 왜 하는지 알 것 같은 순간을 극복케하는 김꽃비라는 존재 그 자체처럼, 무엇보다도 예쁘게. 그것도 예술적으로 예쁘게. 아무리 거지같고 거지같고 또 거지같아도 그래도 예쁘게. 예쁘고 깜찍하고 상냥하게 투쟁하는 그런 dcdc가 되는 것이 지금으로서의 제 목표입니다. 될까요? 안되겠죠. 그래도 목표라도 높게 잡는 것이 예쁘지-아니 김꽃비하지 않겠어요? 어쨌든 내년은 저말고도 많은 분들에게 김꽃비 절실할 그런 한 해일 것 같습니다.
덧//
그 전에 명예훼손으로 잡혀가지만 않으면 다행일 것 같은 포스팅이긴 합니다만.
덧2//
저는 물리적으로 김꽃비씨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과 능력)이 없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 by | 2008/12/31 05:13 | 내가 사랑한 김 꽃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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