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 정모 때 노래방가면 '광야에서' 불러주는 사람 책.

 
 허지웅은 '필름 2.0', 'GQ'를 거쳐 현재 '프리미어' 영화 기자이며, 블로그 ozzyz.egloos.com의 운영자이다. 또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코너를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그의 첫 책이기도 한 <대한민국 표류기>는 허지웅이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20대로 살아 버틴 기록이다. 보통의 20대로 살아온, 그의 지나온 삶은 방향감각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이 책은 어린 아이들에게 좀 더 고생하고 불비할 것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그저 그렇게 버티어내다 꽤나 가까스로 삶의 방향성을 찾기까지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가 살아온 개인적 삶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냈으며, 시선을 좀더 넓혀 우리 시대의 모습을 스케치했다...교보문고 책소개에서.

 허지웅님 정모에 갔을 때 책 안샀다고 혼났는데요 ㅋ 제가 허지웅이라는 한 아이콘을 심각하게 사랑하긴 하지만 저는 블로거의 글이 지면에 실리는 순간 그 팔팔함이 죽는다고 생각해요. 회는 활어회!라고 주장할 때 '회는 숙성시켜야 맛있는데'라고 대답하는 건 뭘 모르는 대답이지요. 그 회의 아우라, 지금 이 장소에 나는 싱싱한 물고기를 회치고 있다라는 현존성이야말로 혓바닥 위에 펄떡인다고요. 물론 블로거의 글이 책으로 100% 깔끔하게 편집되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지만 블로거의 포스팅은 그렇게 담백하게 즐길 것이 아니라고 봐요. 제가 비린내 가득한 날 것을 특히 좋아하기 때문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샀습니다 ^^; 정모 때 모님에게 한권 받았지만, 받은 책은 갖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주기로 했고요-결국 저는 새로 한권 샀답니다. 나중에 사인 받아야지.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야 블로그를 폭파하거나 이글루스 서비스가 끝나면 다 사라질 덧없는 것임에 비해 책이라는 물건은 하나의 증거물이 되기도 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글 광장 위의 엄마도 실려있고. 모처럼 블로그 정주행하는 기분으로 [대한민국 표류기]에 실린 글들을 훑어내려갔습니다. 모니터 너머만큼은 아니지만 그 비릿함은 역시 강렬했어요.

 허지웅이라는 개인에 대한 평가는 허지웅님 블로그 덧글에 수백개는 깔려있고 좀 난다 긴다 하는 명사들의 지면에도 자주 언급됩니다. 그런 와중 제가 굳이 따로 뭐라 평을 덧붙이는 것은 사족이 되기 쉽겠지요. 간지 좌파의 아이콘, 소녀 마초, 에어컨 좌파, 디까, 극렬포경수술반대론자, 사주에 쥐랑 양이 싸우고 있음, etc, etc...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나 불만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불편한 이야기, 자기 손해보는 이야기를 거침없이하는 용기나 삶에서 나오는 문장들, 예리한 소재 선정 뭐 칭찬하려면 보는 사람 쪽팔릴 정도로 칭찬할 것 가득한 사람입니다만 저는 그냥 좋더라고요. 정모에 사람 불러놓고 노래방 가서 '광야에서' 불러주는 블로거 흔치 않잖아요. 이런 사람은 아낄 필요가-의무가 있지요.


덧//
끙. 사인해달라는 티가 너무 나는군요 푸하하.

덧2//
허지웅님의 다음 책들이 기대됩니다. 새로 쓰는 글들이고, 장르도 기대되는 장르. 그리고 위에도 적었지만 블로거의 글은 블로그에서 볼 때가 가장 맛있어요. 마사토끼님의 [누울죽]도 아직 살까말까 고민하는 중인걸요. (이건 원 버전이 훨씬 좋았던 탓이 크지만)

덧3//
그러고보니 정모 때 모님이 봐주시기로한 사주 나는 안 봐주셨다능. 흑.

by dcdc | 2009/05/18 20:20 | 내가 사랑한 B급-도서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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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18 20: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5/18 20:25
앗, 농담이었는데 ^^;;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하하; 몸조리 잘하시고, 나중에 하 심심해서 할일 너무 없어서 긁은 방바닥에 구멍이 뚫릴 때쯤 봐주셔도 되어요 :)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5/18 20:50
블로거의 글은 블로그에서 볼 때 가장 맛있죠.ㅎ
Commented by dcdc at 2009/05/18 23:16
아무 생각 없이 모니터 앞에 앉아 멍하니 스크롤을 내리는 맛이란(...)
Commented by 역설 at 2009/05/19 00:02
광야에서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ㅁ' (...뻘플)
Commented by dcdc at 2009/05/21 16:01
허지웅님 버전을 들으면 더 반하실듯 ㅋ
Commented by 게임보이 at 2009/05/19 09:41
앗.. 저도 이거 사야하는데..
새로 사신건 저를 주시면.. ㅋㅋ
Commented by dcdc at 2009/05/21 16:01
죄송합니다 ㅋ 선약이 생겨버렸어요!
Commented by 플로렌스 at 2009/05/21 10:35
dcdc님도 책 내셔야...
Commented by dcdc at 2009/05/21 16:01
영화 찍게 생겼어요 ㅋ
Commented by 마민지 at 2009/05/21 14:07
dcdc님- 아래 '대통령의 사보타지' 댓글 확인 부탁드립니다!
ㅠㅠ 부탁드려요.. 굽신굽신-
Commented by dcdc at 2009/05/21 16:02
물 따르기, 안마하기, 옆에서 가만히 서있기를 잘합니다. 소설만 아니라 저도 좀 쓰는 조건으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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