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을 노리는 매의 눈빛.

 
 쓰려고 했던 주제가 두셋 있었는데, 과제에 치여사느라 정신을 못차리던 와중 (그래봤자 이글루스 뉴스밸리 한정이지만) 떡밥을 노리는 낚시줄이 엄청나게 엉켜있더라. 그래서 이 난장판에 끼는 것은 내 깜냥으로는 도무지 무리겠다 싶었는데 이 낚시줄 푸는 것만해도 좀 재미난 일일 것 같아서 늦게나마 떡밥에 끼어든다. 지금 이 수라장의 원인은 결국 노무현인 것 같다. 모두가 모두를 까는 이 상황은 노무현을 승계하려는 경쟁구도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겠다. 여기서 낚시줄을 풀어나가보자.

 어떤 일부의 민주당 지지자들은-일부라고 써놓은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관계라기보다는 내 바램에 의해서 적은 것인데, 이들이 만약 대세라면 정말 시궁창이기 때문이다-'닥치고 우리를 따라오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입장은 노정태의 그 글보다도 더욱 폭력적인데, 어떤 정치적 노선이나 개혁안 없이 그저 '우리말고는 한나라당 못이기잖아'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사표논쟁으로 모든 비난을 원천봉쇄하는 이들의 입장은 민망하기까지 한데, 지금이 대선도 아니고 고작 정치적 지지를 한군데 모으지 못하는 것만으로 온갖 재앙이 닥칠 듯 구는 꼴이 아주 반공 똘이장군이다. 일전 민주당을 '베드로가 아닌 가롯 유다'라고 지칭한 적이 있는데, 사과하겠다. 적어도 유다는 부끄러움을 알고 자살하기라도 했다. 위 '일부' 지지자들은 내 짧은 성경지식으로는 비할 인물을 찾기 힘들만큼 천박하다. 이들은 노무현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이 가져다 줄 표에만 관심있는 괴물들이다. 이런 방식에서는 노무현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진정성을 눈꼽만큼도 얻지 못한다.

 골수 노무현 지지자들의 현 상황은 광역도발이다. 민주당이고 민노당이고 진보신당이고 다 까고 본다.(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지만, 어쨌든 가장 활발한 이들은 광역도발하는 이들이다) 그 마음 십분 이해간다. 어쨌든 노무현 편들어준 사람은 유시민 말고는 없으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위 민주당 지지자들처럼 어떤 방향성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정통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노무현을 승계한다를 디테일하게 일궈나가는 일이다. 노무현이 제시했던 이념적 방법론을 현상황에 맞게 바꿀 것은 바꾸고 이어나갈 것은 이어나가는 일이 필요하지만 그 대안 제시에 있어 이들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다만 정통성을 갖고 있기만 할 뿐이니까. 물론 이게 비난 받을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탓에 온갖 노무현을 노리는 매의 눈빛에 시달리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들은 초반 민주당을 배신자라 강하게 비난했는데, 재미나게도 몇몇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무현이 먼저 배신 때렸잖냐'는 식으로 대꾸했다. 아니 그럴 거면 승계할 생각도 포기하던가 왜 애꿎은 노무현과 이 지지자들을 건드리나 모르겠다. 상황이 이러니 이들의 광역도발은 필연적인 일로 보인다.

 노정태 같은 경우는 매우 특수한 경우이다. 노무현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몇 안되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가치를 정당정치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는 시도는 어쨌든 진보신당측에는 유리한 일일 것이다. 어떤 이는 '노정태의 거짓말이 얼마나 먹힐까'며 조소했는데, 반은 맞지만 반은 틀렸다. 노정태가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적극적인 재해석일 뿐이고, 이는 노무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일이다. 노무현이라는 개인의 행동을 일괄적으로 묶는 '해석'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고, 여기서 자잘한 사실관계를 들며 딴지를 거는 것은-거짓말이라 매도하는 것은 모든 해석에 반대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뒷부분, '얼마나 먹힐까'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이다. 솔까 진보신당에 유시민이 가입하면 얼마나 웃긴 상황이 되겠나. 나 개인적 입장으로는 진보정당들은 그냥 이 떡밥 물지 않고 고고하게 갔으면 좋겠다. 노무현을 굳이 승계하지 않더라도 진보정당에겐 진보정당의 가치가 이미 있어왔고, 노무현을 승계한 '정통성 있고 방향성도 뚜렷한' 곳이 있다면 연대 못할 이유도 없으니까. 도리어 지금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어떻게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고 안달이난 와중-노빠를 자칭하며 민주당/열린우리당을 까는 척하다 갑자기 '진보정당 너희들은 신자유주의 비판말곤 모르지, 흥?!'이라던가...아, 이오공감 모님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 그냥 비슷한 예시로 들 뿐. 난 그분이 무슨 정당 지지하는지 모른다.-에 이 떡밥에 끼어들 필요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 낚시줄이 노리고 있는 물고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표심이라고 해도 좋고 지지율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 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 떡밥에 대해 그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내 결론이다. 무릎 꿇고 읍소하면서 간청해도 그림이 안나오는 것들이 되레 성질을 부리며 떼를 부리는 모습이나 이미 '민중의 것'이 되어버린 노무현을 '자신들만의 것'으로 간직하려는 팬심이나 몇 안되는 접점을 짜맞추는 것이나 큰 반향을 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 노무현의 죽음으로 사람들은 '인간 노무현'을 신뢰할 뿐이지 재평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보기에 '인간 노무현'의 후계자는 실상 유시민이라는 한 개인밖에 없고, 그만이 재평가를 할 자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한명의 개인에게 이 모든 문제를 떠맡기고 있는 현 상황은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방치해왔던 이들의 명백한 실책이며 현실이다. 지금 상황에서 그 어떠한 정치적 포섭이나 역사적 재해석은 모두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내 주장은 간단하다. 민주당이건 진보정당이건 가던 길 가라. 노무현이라는 빈 공백을 중심으로 뭉칠 새로운 세력들에 대해선, 일단 그 세력이 생겨난 다음에 접점을 찾는 것이 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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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cdc | 2009/06/07 14:08 | 일상 | 트랙백(4)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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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리즈 at 2009/06/07 14:24
최근 모종의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뉴스밸리 글들을 보고 마음이 언짢았는데, 이 글에 많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19:44
이 동네만 그렇다는 것도 참 뭐하죠 하하
Commented at 2009/06/07 14: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19:44
아휴 부끄러운 말씀을 OTL
Commented by 찌질이 at 2009/06/07 16:02
민주당 보다는 친노를 더 좋아하는 진보신당 지지자인 저도 요즘 친노 지지자들의 행동이 별로 마음에 안듭니다. 노무현의 죽음을 두고 갑자기 민노당 진보신당이 신자유주의 어쩌고 떠든걸 마치 노무현 죽음의 원인인양 이상한 논리적 흐름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 뭐 민주당 한테 분노 표출 하는건 이해라도 간다만.


일단 지금은 자기 갈길을 가는것에 저도 공감하지만 결국엔 친노세력이 힘을 키워서 민주당안으로 가서 왕이 되야 한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19:45
전 사실 창당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도 노무현 서거 전부터도 이미 새로운 세력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았고, 노무현의 좋은 점만 승계해서 새로운 무엇을 만들 적기라고도 보고요.
Commented by Sanai at 2009/06/07 16:20
적극적인 재해석이 '필자의 견해에만 근거한' 사건의 재구성이라면 그건 '사기' 죠.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19:46
제가 요즘 벤야민을 읽고 있거든요.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20:57
비회원님. 30분 뒤 비회원님 덧글 지우겠다고 답글 달았는데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님 덧글 다 지웠습니다. 제가 억하심정으로 그러는 것 같아 보이시겠죠. http://stcat.egloos.com/1514482 같은 글이 왜 나오나 고민해 보실 필요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보실지 안보실지 모르지만 일단 삭제까지한만큼 덧글 따로 남겨 둡니다.
Commented by stcat at 2009/06/07 21:02
떡밥은 물어야 제맛!
Commented by dcdc at 2009/06/07 21:20
신고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젝리 at 2009/06/07 22:49
속 편하게 말해, 노빠빼고 진보끼리 일치단결하고 민주당도 노빠 그만 좀 내버려 두면 좋겠어요.

노빠 없으면 암 것도 못하는 한국의 진보란 놈들과 노빠중 1놈을 패 버릴 권리가 있다면 전 진보놈들을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팰 껍니다. 한국의 진보란 놈들은 산소가 아깝습니다.
Commented by 리즈 at 2009/06/07 23:00
진보는 노빠 없어도 잘만 합니다. 현재 노빠측에서는 앞에서 진보를 열심히 두들기면서도 뒤로는 자기네 라인으로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나 있구요.
Commented by dcdc at 2009/06/08 03:50
앞은 저도 공감합니다 ㅎ
Commented by zack_ass3 at 2009/06/08 02:49
노빠는 빠일뿐이야 어떤 대안도 되지 못한다고.ㅋ
Commented by dcdc at 2009/06/08 03:33
그 왜 사람들이 협박할 때 이런 말 자주 하죠. '내가 ㅅㅂ 누구 성공하게 만들어줄 능력은 없지만 누구 인생 앞길 막을만큼의 힘은 된다 ㅋ' 노무현의 골수지지자분들의 위치도 이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긍정적 의미로든 부정적 의미로든. 또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Commented by 말코비치 at 2009/06/08 19:37
노정태씨 글을 보면 노빠들은 결국 '팬클럽'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정치세력은 되기 힘들다는 식으로 이해했습니다. 사실 노빠들이 정말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민주당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감정 때문에 분열되는 것은 민노당-진보신당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아닐지
Commented by dcdc at 2009/06/08 21:21
누구나 누구와든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이유 없이 '그래야 이기잖아'라는 생각 없는 방식으로는 누구와 가든 패배할 것이라는 게 제 입장입니다.
Commented by 디어 at 2009/06/10 00:08
비켜 이 떡밥은 내꺼야 ㅋㅋ
Commented by dcdc at 2009/06/11 02:48
제발 가져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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