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미 투 헬] 저열한 캣파이트.

 
 성실하고 친절한 은행 직원 크리스틴. 다정한 남자친구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모자랄 것 없는 삶을 살던 그녀는 한 노파의 대출 상담을 맡게 된다. 크리스틴은 집을 잃게 되는 노파에게 동정심이 일지만, 지점장의 조언으로 노파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한다. 노파는 이에 대한 복수로 크리스틴에게 저주를 퍼붓고, 그날부터 그녀는 지옥의 3일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최후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크리스틴은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맞서는데, 과연 그녀는 노파의 원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네이버 영화에서 수정.


 공포영화는 윤리에 대해 다루는 장르입니다. 공포영화에서 한 개인이 어떤 이유에서든 겪게 되는 재앙은 모두 윤리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들이지요. 내가 이 선택을 해야 했을까, 그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어야 했을까, 누군가의 공범자가 된 것이 아닐까. [드레그 미 투 헬] 역시 그 화두에 던짐에 있어서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과연 그래야 했을까'라는 물음. 더 나은, 더 도덕적인, 더 훌륭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에 대한 물음.

 하지만 [드래그 미 투 헬]은 여타의 공포영화와 정 반대되는, 색다른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아니, 나는 옳았어! 그년이 썅년이야!'라는, 자신이 결백함을 악에 받쳐 변호하는 한 성깔하는 년이 주인공인 것입니다. 이런 년이 주인공이기에 공포는 공포가 아니라 응수하고 받아쳐주어야 할-그러나 강대한- 적입니다. 재앙은 재앙이 아니라 눈을 훼까닥 뒤집고 서로의 머리끄댕이를 끌어당기고 햘퀴며 침 뱉는 전쟁입니다.

 [드래그 미 투 헬]의 장르는 공포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캣파이트'에 가깝습니다. 캣파이팅을 보고 즐기는 관객들의 마음가짐은 분명 '부드럽고 고결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깔끔한 니년들도 이렇게 더럽게 싸우지?'하는 모멸감을 바탕에 깔고 있고, [드래그 미 투 헬]의 년년들의 갈등은 결국 그네들 이면의 저열함에 대한 폭로이자 유치한 주먹다짐에 대한 은유입니다. 명예를 주장하는 노부인과 결백함을 주장하는 어여쁜 처녀의 다툼은 얼마나 더 낮은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느냐에 대한 경쟁입니다. 결론은 그래서 존나 신나요! 완전 좋아! 사랑해!


덧//
년이라는 표현은, 에. 양해해 주시길 ^^;

덧2//
극장에서 두손을 불끈 쥐고 벌떡 일어나 존나 신난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은, [데스 프루프]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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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cdc | 2009/06/27 21:52 | 내가 사랑한 B급-영화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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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99 at 2009/06/28 01:26
오랜만에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고 아무튼 다 되는 알찬시간이였다.

존나 신나요!완전 좋아!사랑해!!
Commented by dcdc at 2009/06/28 20:46
이 영화는 확실히 극장에서 친구끼리 봐야 짱인듯.
Commented at 2009/06/28 01: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6/28 20:46
나도 해밨어 임마!
Commented by 幻夢夜 at 2009/06/28 01:55
사실 할망구 (이런 표현 쓰는 게 좀 그렇지만 양해해 주십시오) 도 명예 타령하는 게 좀 눈꼴사납죠.

타인을 위해 준비해 놓은 사탕을 몰래 슥 쓸어넣는 게 그걸 비꼬는 듯 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결국 영화의 교훈은...

XXX투는 꼭 열어봅시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6/28 20:48
할망구란 표현 딱이지요 :) 너무 건장하시기도 하고 하하. (이러다 라미아한테 저주 걸리나;) 애정 어린 표현입니다 부인!
Commented by 검은달빛 at 2009/06/30 13:37
아.. ㅋㅋㅋㅋ
저도 영화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 했어요.

여주인공이 정의가 아니라는 게 보는 내내 엄청 신선했어요. 마지막 무덤 파러 가는 길에는 왠지 크리스틴 입에서 쌍욕이 나올 것 같았어요 ㅋㅋㅋ
Commented by dcdc at 2009/06/30 13:51
그 장면에선 다들 신났는지 극장이 무슨 미스터빈 상영관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지요 ㅋ
Commented by 쿨잼 at 2009/07/02 14:48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이번에 베타 서비스 오픈 기념으로 영화 '차우'에 대한 VIP 시사회가 있는데
시간 되시면 한번 참석 부탁드릴께요...

http://cooljam.tistory.com/23
Commented by dcdc at 2009/07/02 17:15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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