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7일
[사랑의 블랙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긴 남자.


[사랑의 블랙홀]에 대한 비평이야 요즘도 심심찮게 쏟아져 나오죠. 정신분석이든 현대과학이든 영원회귀든 뭐 갖다 붙일 꺼리는 많은 영화일 겁니다. 그런 비평들이 저보다 잘난 사람들의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와중 제가 굳이 사족을 달 필요야 없을 테니, 그냥 제가 사랑하는 남자, 빌 머레이 이야기나 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긴 남자. 웃든 울든 화내든 쩔쩔매든 언제나 뭐 하나 잘못된 것 같은 남자.
요즘 괜히 이 남자가 보고 싶어져서 영화들을 쭉 훑어봤어요. [못말리는 첩보원]이라던가 [브로큰 플라워]라던가 심지어 악역으로 나오는 [킹핀]까지! 아 불쌍해. 아 못났어. 아 찌질해. 대부분의 작품에서 빌 머레이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회적 지위도 공고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영 서투른, 혹은 파탄에 가까운 인물로 나오기 일수였고 그 파탄의 원인에는 언제나 그 특유의 까다로움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소심하긴.
그래서 같은 비극이더라도 빌 머레이가 겪으면 그 비극의 농도는 고체에 가까워질 정도로 짙어지는 것 같아요. 이마빡을 한대 딱, 맞더라도 과장되게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이 일반적인 배우라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무는 것이 빌 머레이니까요. 그런만큼 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긴 이 남자가 [사랑의 블랙홀]에서처럼 그 고난의 연속 뒤에 조금이라도 행복한 미소를 띄고 있을 땐, 아무리 나라도 행복해질 수 있겠지 이런 출처 없고 참고자료 없고 근거 없는 믿음이 생겨나더라니까요 :)
덧//
영원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는 소재는, 에 뭐랄까. 이상하게 요즘 일본 덕계에서 유행인듯? 하지만 [사랑의 블랙홀]만큼 잘 다룬 작품도 아직 그리 많지는 않은 듯 싶네요.
덧2//
몇 번 써보고 말았던 '내가 사랑한 B급 배우'에 집어넣을까 했지만, 포스팅 제목에 너무너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긴 남자'를 집어넣고 싶어서(...)
덧3//
그나마 봤던 영화 중 빌 머레이의 베스트 무비를 꼽아볼까 했는데, 음. 덧셈보다는 뺄셈으로 세는 편이 빠르겠는지라 그냥 관뒀습니다 핫핫. 거기다 아직 출연작을 다 본 것도 아니기도 하고 ^^;;
# by | 2009/07/07 00:52 | 내가 사랑한 B급-영화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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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랑의 블랙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긴 남자.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나니 사랑이, 행복이 모두 내 손 안에~" 요런 고리타분한 메시지를 위트발랄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전달해줬던 이 영화! 게다가 주인공은 미남도 아니고 심지어 지루하게 생긴 빌 머레이. 토요명화가 아니었으면 볼 일도 없었을 듯 한데... 우연히 건져올린 월척같은 <사랑의 토요일> 저도 정말 재밌게 봤더랬죠. 빌 머레이의 까칠남 연기도 좋았었구요. ㅎ...more
영원회귀? 그런 부분이 포인트긴 한데 그 이상의 드라마를 잘 보여주는 영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