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론.

 
 개새끼론에 대한 일방적 비난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킬 정도로 멍청한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심각한 자해행위라 할 수 있는 이 선출은 된장 먹을래 똥 먹을래 라는 선택지에서 된장은 냄새 나니까 똥을 먹을게요,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악을 피해 최악을 선택하는 것은 그 사회 이면에 분배와 경쟁에 대한 어떠한 왜곡된 감수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냐,라는 비난도 있지만 그러면 우리는 히틀러를 맹렬히 지지했던 독일국민이 그 당시를 국개로 회상하지 못하는 경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실제로 국개로 회상하지 못하는 일본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물론 그렇다고 개새끼론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개새끼론의 문제는 치명적이다. 도무지 쓸모가 없다.

 개새끼론의 문제는 담론으로 삼기에 너무 허점 투성이에다 연대를 조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단순한 푸념에 지나지않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세대론으로 넘어가면(노인네는 이래서 안돼, 어린애들은 이래서 안돼 양쪽 모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일방적인 적의만 남고 해결책은 실종된다. 개새끼론말고는 선택지가 없을 경우, 이 담론이 적용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킬링필드다. 무서운 결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개새끼론 주창자들이 킬링필드를 바란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건 그것대로 문제다. 지금의 개새끼론은-국개든 20대개든- 그저 허술한 문제제기와 무책임한 해답의 방치만이 남아있다.

 '누가 멍청해서'나 '누가 잘못해서', '누가 비윤리적이라서'라는 건 문제의 원인으로 삼기에는 너무나 조야한 결론이다. (물론 이명박의 놀라운 점은 국가공무원-관료제 사회라는 철저히 안정적이고 구조가 완성되어있는 시스템에서조차 한 개인의 천박함으로 모든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있지만 여기서는 예외로 두자. 그리고 이명박 개인이 놀라울 정도로 천박하긴 하지만, 이명박 뒤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를 잊어서도 안되기도 하다) 특히나 이 비판이 아닌 비난의 대상이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집단일 경우 그 문제제기의 질은 더더욱 떨어진다. 일부는 어느새 전체가 되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몇가지를 늘어놓으며 훈계를 하는 것-이는 된장녀에서부터 시작해 너무 흔한 유행이다.

 '누가 멍청해서'나 '누가 잘못해서', '누가 비윤리적이라서'라는 건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론이다. 문제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보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한다. 누군가는 계급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신자유주의라고 하기도 한다. 교육의 문제라는 사람도 있고 생계의 문제라는 사람도 있다. 이 중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회 전체적 틀 내에서, 시스템과 구조에 대한 시각에서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한 조야한 뺑뺑이는 계속될 것이다.

 또한 개새끼론의 가장 큰 문제는 실천의 문제다.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대답에 어떠한 답도 내릴 수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킬링필드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 것도 개새끼론의 문제제기의 답이 되지 못한다. 즉 개새끼론은 문제의 원인도 말하지 못하고 문제에 대한 대답도 되지 못한다. 문제 그 자체일 수는 있지만 우리가 지금 그 문제를 모르기 때문에, 지문을 읽는 법을 까먹었기 때문에 이렇게 헤매고 있냐면 그건 결코 아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가 지금 심각히 병들어있다는 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잘 알고 있다. 개새끼론은 참, 새삼스러울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서 지금 뭐가 이 문제-개새끼들의 창궐-의 원인이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은 무엇이냐'이다. '문제는 이거다'라는 무책임한 개새끼론의 난무는, '이제 숙제해야지'라고 생각해서 교과서를 꺼낼 때 엄마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너 지금 숙제 안 하고 뭐하냐!'라고 성을 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고, 학창시절 이러한 경험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것이 얼마나 생산적이지 못하고 비효율적이며 감정적이기만한 논쟁으로 이어지기 쉬운지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이제 숙제가 뭔지 친구한테 전화해서 확인하거나 노트에 적어놓은 것을 뒤져보고 문제풀이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꽤 바쁠 거다.


덧//
아, 쌍용에 대한 글 써야하는데;;

덧2//
실천에 대한 문제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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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cdc | 2009/08/04 11:51 | 일상 | 트랙백(1)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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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apcold님의 블로그님 at 2009/08/04 16:02

제목 : 광활한 개(새끼)론의 세계, 완전정복
!@#… 이미 많은 이들이 어렴풋이 느끼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개(새끼)론’은 지나치게 크고 다양한 성원들의 집단을 무척 단순화하고 깎아내려서, 결국 자기 ‘진영’의 골수멤버들의 잠시 동안의 통쾌함을 위해 해당 집단으로 호명받은 모두를 한꺼번에 적으로 돌리고 마는 코스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통쾌함을 느끼는 만큼 그 관행이 어느날 샤방하고 사라질 리는 없으니, 그런 이야기들이 좀 건설적......more

Commented by Arouet at 2009/08/04 11:56
네 번째 문단 내용이야말로 우리에게 던져진 숙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리 간단히 풀릴 숙제가 아니라는 것이지만, 저 숙제 해결 없이는 도저히 실천에 대한 고민이 조야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천박한 세대론의 탈을 뒤집어 쓴 자조적 한탄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7
적어도 신자유주의의 가속화나 신봉건주의(...)는 아닐텐데 말입니다 OTL
Commented by --G-- at 2009/08/04 13:06
자동 검색 결과물들이 참;;;
Commented by 밀피 at 2009/08/04 13:21
유쾌하군요 (아니 다루고 있는 뉴스들은 유쾌하지 않지만;;;)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7
싱나는 포스팅이 잔뜩 걸리네요 ㅋ
Commented by 팬티팔이녀 at 2009/08/04 13:39
북조선에 막무가내로 퍼줬던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탄생할때는 개새끼론이 안생겼던데 왜 이명박때만 이난리인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오옹 at 2009/08/04 13:44
결국 "개새끼"론 혹은 국민"개새끼"론은 어느 정도 심사숙고할 부분이 있음에도 자국적인 단어 선택으로 인해 그에 대한 담론까지 막는 결과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20대 개새끼론"에 대해 분노하는 글들 자체도 헛점이 많고 지적하고 싶은게 한 두 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적하는 자체가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 결국 그냥 넘어가야 하는 게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저러한 극단적인 단어 사용으로 인해 - 누가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 결국 방어자 측에서도 극단적인 논법으로 - 결코 합리적이지 못한 - 반박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를 가는 터라 참 답답할때가 많습니다.

결코 상대를 비난하고자 하는 글이 아닌게 뻔히 보여도 "그럼 우리가 개새끼라는 거냐?"라는 반론이 일상화 되었기 때문에......
Commented by oim at 2009/08/04 16:31
20대 세대론을 들고나온 사람 중에 20대를 향해 처음 '개새끼'라는 감정적인 상소리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혹시 아시나요?
저는 여태 "그래 우리 개새끼다. 어쩔래" 하는 20대는 봤어도, 정작 20대보고 "야이 개새끼들아'하는 사람들은 못봐서 말이죠. 물론 '20대 개새끼론'이란 단어를 인용하는 경우는 제외입니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20대들이 합당한 논의를 막고 감정적인 방어기재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개쌔끼'란 단어를 남발하는 느낌이 큽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6
오옹님//자국은 자극을 말씀하시는 거지요 ^^?; 저도 동의합니다. 개새끼론의 강경함은 '연대'가 아닌 '배제'를 전제하는 경우가 많기에(물론 연대를 말씀하시지만 말투가 강경한 편이라 개새끼라고 하시는 분들도 꽤 보았습니다만, 여기서는 예외로 하지요)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oim님//20대에 대한 비판글은 신문 사설에 몇번 올라왔었습니다.
Commented by 이바구 at 2009/08/04 14:12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단순히 '개새끼'라 욕하기 전에, 왜 그들이 그렇게 됐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 크게 공감합니다. 앞으로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원인을 알아야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그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3
사람들이 더 정치적이고 기민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8/04 14:41
쌍용...ㅠㅠ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2
ㅠㅠ
Commented by fafa at 2009/08/04 16:09
...정말 답이 안보이는 요즘입니다. ㅡ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누군가가 정말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 놔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2
정말 잘 보이지 않지요 ^^;
Commented by oim at 2009/08/04 16:36
'이제 숙제해야지'라고 생각해서 교과서를 꺼낼 때 엄마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너 지금 숙제 안 하고 뭐하냐!'라고 성을 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고---> 이 부분에는 좀 동의하기 힘드는 것이..교과서 꺼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세대론이 나온 것인데.. 거기에 대해 "나 숙제할려고 했어"라는 변명은 별로 동의하기가 힘들죠.
게다가 20대 세대론에 대한 반박글의 대부분이 "그런 이제 숙제하겠다"가 아니라, "선생이, 부모가 숙제할 기분이 안들게 해놓고 왜 뭐라그래.. 나 숙제 안해.."라는 것 아닌가요?
Commented by dcdc at 2009/08/04 16:42
이런 식으로 흘러 가는 것이 감정적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교과서를 꺼낸 20대도 있고 아닌 20대도 있어요. 획일화할 수 없는 문제란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 '너 교과서 안꺼냈잖아!'나 '교과서 꺼내놓고 딴 생각하고 있었잖아!'하면서 감정문제로 옮기는 것이 생산적이냐 이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대론 반박글 중 감정적 노선으로 간 글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제 본문에도 '노인을 향한 것이든 젊은이를 향한 것이든'이라고 분명 적어놓았지요.
Commented by 달리는 바위 at 2009/08/04 18:10
국개론보단 국노론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국민노예론……
Commented by dcdc at 2009/08/05 00:06
그 다음에는 국소론(...)
Commented by 디어 at 2009/08/05 09:37
또 떡밥을ㅋㅋㅋ.. 뭐 무관심이 문제죵 ㅋ
Commented by dcdc at 2009/08/05 12:17
곧 부산 가니까 그 전에 쌍용이나 뭐나 쓸건 다 쓰고 가야 맘 편히 가겠음; 이젠 집회도 안나가는 찌질인데 입진보질이라도 해야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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